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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축구 일본전 '0-3 몰수패 철퇴' 유력…日 예선 조기 통과 눈앞

국제축구연맹(FIFA)이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한과 일본의 월드컵 예선 경기를 아예 취소하기로 했다. 일정을 재조정해 다시 치르지도 않고, 홈경기 개최를 돌연 거부한 북한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 경기는 북한의 0-3 몰수패로 결론이 날 전망이다. 북한의 몰수패 징계가 확정되면 일본은 월드컵 2차 예선을 조기에 통과한다.FIFA는 24일 “북한과 일본의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은 열리지 않는다. 일정이 변경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북한축구협회는 대체 홈 경기장을 확정하지 못했고, 경기를 더 이상 연기하는 등 일정상 여유도 없다. 결국 FIFA는 두 팀의 예선 4차전을 열지 않기로 했다. 이 사안과 관련해 경기 결과는 FIFA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결정될 것”이라고 발표했다.당초 북한과 일본은 오는 26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격돌할 예정이었다. 일본 대표팀도 22일 중국으로 우선 출국한 뒤 경기 전날 평양에 들어갈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북한 측이 돌연 평양에서 경기를 개최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논란이 됐다.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는 연쇄상구균독성쇼크증후군(STSS)을 경계한 방역상 조치로 풀이했다.결국 두 팀의 맞대결은 평양이 아닌 제3국 중립지역에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경기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부랴부랴 중립지역 경기장을 찾지 못했다. 결국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두 팀의 경기가 26일에는 개최되지 않는다며 경기 일정을 조정한 재경기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이후 FIFA가 아예 두 팀의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FIFA 징계위에선 홈경기를 정상적으로 개최하지 못한 북한의 0-3 몰수패를 선언할 전망이다. AP통신은 “FIFA는 북한에 0-3 몰수패를 선언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교도통신 역시 “경기 결과는 FIFA 징계위를 통해 결정된다. 몰수게임으로 선언되면 규정상 북한의 0-3 패배로 취급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축구에 대한 FIFA의 몰수패 징계가 확정되면 일본은 승점 12(4승)를 기록,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종예선 진출이 확정된다. 반대로 북한은 승점 3(1승 3패)으로 3위에 머무르고, 득실차도 +3에서 0으로 바뀌어 2차 예선 경쟁에 치명상을 입게 된다. 26일 열리는 시리아(승점 4)와 미얀마(승점 1)전 결과에 따라 최종예선 진출 마지노선인 2위 시리아와 격차가 4점으로 벌어지거나 최하위로 추락할 수도 있다.북한 평양에서 A매치 경기가 마지막으로 열린 건 지난 2019년 10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남북전이 마지막이다. 이후 북한에서는 4년 넘게 A매치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선 일본이 북한을 1-0으로 제압한 바 있다.김명석 기자 2024.03.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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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넘어야 ‘최초’ 올림픽 보인다…아픔 안긴 중국과 운명의 최종전

승리만이 답이다. 한국 여자축구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서는 만리장성을 넘어야 한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30분 중국 샤먼 이그렛 스타디움에서 홈팀 중국과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B조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앞서 태국을 10-1로 크게 이기고, 지금껏 딱 한 차례 이긴 북한을 상대로 비겼다. 한국은 ‘죽음의 조’로 불린 B조에서 1경기를 남겨두고 선두를 지켰다. 올림픽 본선 티켓이 4강 승자에게 주어지기에 중국을 꺾고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게 한국의 우선 과제다. 3개 조로 진행되는 이번 예선에서는 각 조 1위와 가장 성적이 좋은 2위 한 팀이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한국(승점 4)은 북한에 골 득실에서 앞서 조 1위지만, 사실상 중국과 최종전에서 승리해야 다음 단계로 향할 수 있다. 태국과 3차전을 앞둔 북한이 이길 가능성이 매우 큰 탓이다. 북한이 최종전에서 승리하고 한국은 무승부 혹은 패배하면, 올림픽 진출 꿈은 물거품이 된다. 조 2위로 4강에 오르는 것도 쉽지 않다. A조의 필리핀과 C조의 우즈베키스탄(이상 승점 3)이 최종전에서 각각 약체인 이란과 인도를 만나기 때문이다. 두 팀은 승점 6을 기록할 공산이 크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중국은 ‘난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인 한국은 중국(15위)보다 다섯 계단 아래 있다. 한국은 중국과 41차례 맞대결에서 5승 7무 29패를 기록, 열세를 보인다. 중국을 상대로 이긴 것은 2015년 8월이 마지막이다. 이후 한국은 중국전 9경기 무승(3무 6패)을 기록했다. 물론 최근 들어 무기력하게 진 적은 없다는 게 기대 요소다. 여자축구의 최초 올림픽 진출을 좌우할 중국은 지난 대회 때 한국에 아픔을 안겼다. 벨호는 2년 전 2020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중국에 1·2차전 합계 3-4로 패해 올림픽 티켓을 놓쳤다.중국전은 그간의 설움을 씻는 동시, 지난 두 대회에서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다. 한국 여자축구는 지난 7월 열린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지난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8강에서 짐을 싸며 체면을 구겼다. 김희웅 기자 2023.11.0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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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No.7 SON' 손화연, 필리핀 골문 '정조준'…골 침묵 깨고 8강 이끈다 [항저우 2022]

여자축구 대표팀 공격수 손화연(26·인천현대제철)이 필리핀 골문을 정조준한다. A매치 마지막 득점이 공교롭게도 지난해 2월 필리핀전. 오랜 골 침묵을 필리핀을 상대로 깨트리고, 여자축구의 8강 진출을 이끌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다.손화연은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저장성의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필리핀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조별리그 E조 2차전 출격을 준비 중이다. 앞서 미얀마를 3-0으로 완파한 한국은 조 1위에 올라 8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시선은 최전방 공격수 손화연에게 쏠린다. 손화연은 지난 미얀마전에서도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서 상대 골문을 두드렸다. 다만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채 후반 38분 교체돼 아쉬움을 삼켰다. 콜린 벨 감독 체제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중용받고 있는데, A매치 골 침묵이 꽤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실제 손화연의 마지막 득점은 지난해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4강전 필리핀과의 경기였다. 당시 손화연은 1-0으로 앞서던 전반 35분 추효주의 땅볼 크로스를 문전에서 마무리하며 천금 같은 쐐기골을 넣었다. 당시 한국은 필리핀을 2-0으로 완파하고 사상 처음 결승에 진출했다.이후에도 손화연은 꾸준히 여자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다만 필리핀전 득점을 마지막으로 A매치 17경기 연속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오랜 침묵에도 꾸준히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지만, 이제는 ‘골’로 답할 때가 됐다. 중요한 경기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준다면 그 의미는 더욱 커질 수 있다.마침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유독 강했던 면모도 있다. 그는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당시 몰디브에 해트트릭을 달성하고, 인도네시아전에서도 골을 넣는 등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바 있다. 반가운 필리핀전, 반가운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결실을 맺을 때가 됐다. 만약 이날 필리핀을 꺾고 2연승을 달리면, 한국은 8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하거나 아예 조기에 확정할 수도 있다. 앞서 남자축구가 조별리그 2연승으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하고 3차전에 대한 부담을 덜었듯 여자축구도 강행군 일정 속 최약체 홍콩전을 여유 있게 치르며 8강전에 대비할 수 있다.필리핀과의 역대 전적은 3전 전승으로 한국이 압도적인 우위다. 가장 마지막 맞대결은 손화연이 쐐기골을 넣었던 지난해 2월 여자 아시안컵이었다. 3차례 맞대결에서 단 1골도 실점하지 않을 만큼 전력 차도 크다. 여자 FIFA 랭킹 역시 한국은 20위, 필리핀은 44위다.여자축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최근 3회 연속 동메달을 넘어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8강에 오르면 D조 2위 또는 C조 1위와 격돌한다. 각각 베트남과 북한이 유력하다. 만약 북한과 맞대결이 성사되면 4강 진출을 놓고 남북대결이 펼쳐질 수 있다.김명석 기자 2023.09.2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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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호, ‘월드컵 악몽’ 벗어날까…아시안게임서 명예회복 노린다 [항저우 2022]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항저우에서 명예 회복에 도전한다. 콜린 벨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22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미얀마를 상대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치른다.금메달을 목표로 항해한 벨호의 첫 경기라 중요성은 크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만큼, 한국 쪽으로 승세가 기운다. 더구나 연령 제한이 없는 여자축구 특성상, 한국은 이번 대회에 지소연(수원FC) 박은선(서울시청) 등 해외파를 제외한 최정예 멤버(22인)를 데리고 항저우로 향했다. 조별리그 통과는 무난하리란 전망이다. 한국은 이전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세 차례 연속 AG 동메달을 목에 거는 데 만족해야 했다. 광저우와 그다음 인천 대회에서는 4강에서 북한에 졌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일본에 막혔다. 애초 이번 AG에서도 8강에서 우승 후보인 일본을 만날 가능성이 컸는데, 조직위가 돌연 일정을 변경하면서 일본을 만나는 시기가 늦춰졌다. 금메달 획득을 고대하는 한국에 호재인 셈이다. 항저우로 향하는 태극낭자들이 유독 ‘금’을 외치는 이유가 있다. 앞선 세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것도 이유지만, 두 달 전 세계 무대에서 아픔을 맛봤기 때문이다. 벨 감독이 이끈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7월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1무 2패로 탈락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과 비기며 발목 잡았지만, 사실상 ‘실패한 대회’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소연을 비롯해 조소현(토트넘) 최유리(버밍엄 시티) 등이 포진해 ‘황금 세대’라는 칭호가 붙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당연히 여자축구를 향한 세간의 관심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이번 대회가 월드컵에서의 아쉬움을 씻는 동시에 다시 한번 팬들의 시선을 끌 기회로 여겨진다. 항저우를 ‘명예 회복의 장’으로 만들 준비는 마쳤다. 벨호는 지난 5일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모여 2주간 구슬땀을 흘린 뒤 이틀 전 중국에 입성했다. 미얀마를 상대로 AG 여정을 시작하는 벨호는 25일 필리핀, 28일 홍콩과 격돌한다. 이번 AG 여자축구는 17개 팀이 5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 5개 팀과 2위 중 상위 3개 팀 등 총 8개 팀이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김희웅 기자 2023.09.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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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이강인, ‘군 면제’ 걸린 AG 뛴다…PSG와 합의→황선홍호 낭보→3차전 출전 예상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격한다.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1차전을 나흘 앞두고 황선홍호에 낭보가 날아들었다.대한축구협회(KFA)는 15일 “이강인 선수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 구단과 협의 결과, 이강인 선수가 프랑스 현지시간 19일 소속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도르트문트전 홈 경기 종료 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으로 한국 시간 14일 밤 최종 합의했음을 알린다. 이에 따라 이강인 선수는 프랑스 현지시간 20일 중국 항저우로 이동,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강인이 예정대로 합류할 경우, 24일 열리는 바레인과 조별리그 3차전부터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21일 열리는 태국과 조별리그 2차전 출전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인이 지난달 대퇴사두근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 시차 적응 등 컨디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3차전 출전이 현실적이다. 황선홍호에는 희소식이다. 황선홍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오래전부터 이강인을 중심으로 전술을 짜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강인이 그간 성인 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황선홍호에 합류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황 감독도 최근 “이강인을 지도한 지 1년이 넘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토너먼트 전 손발을 맞출 기회가 생겼다는 게 고무적이다. 황선홍 감독은 2선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이강인을 두고 최적의 포지션을 고심했다. 다만 이강인이 팀에 합류해 기존 선수들과 호흡이 가장 잘 맞는 위치를 찾으려면, 실전밖에 답이 없었다. 큰 변수가 없다면, 바레인과 조별리그 3차전은 이강인의 컨디션과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동시, 전술을 가다듬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의 차출 협조는 쉽지 않았다. 이강인은 지난 7월 PSG와 계약을 맺을 당시 아시안게임 출전에 관해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PSG 역시 아시안게임의 중요성을 이해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인의 출전은 긍정적인 분위기로 흘러갔지만, 역시 ‘시기’가 문제였다. PSG는 9~10월 사이 리그와 UCL 경기를 앞두고 있다. 더구나 PSG는 도르트문트(독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 AC밀란(이탈리아)과 한 조에 속했다. ‘죽음의 조’로 꼽히는데, 주전 자원 중 하나인 이강인이 빠지면 팀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게 뻔했다. 최대한 이강인을 활용하고 보내는 게 PSG 입장에서는 옳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이강인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애초 지난 13일 PSG가 KFA에 이강인의 합류 날짜를 최종 통보하기로 했는데, 14일이 돼서야 결론이 났다. KFA는 “아시안컵 차출 일정 조정을 전제로 아시안게임 차출을 허락하겠다는 파리 생제르맹 구단의 메일을 13일 접수한 이후, 14일 밤늦게까지 파리 구단과 협의를 했고, 최종적으로 다른 전제조건 없이 20일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를 허락한다는 파리 구단의 공식 답변을 14일 밤 받았다”고 전했다.무엇보다 PSG가 전제 조건을 달지 않은 게 호재다. 애초 PSG는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을 일부 제한하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성인 대표팀은 현재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이 63년 만의 우승에 열망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인대표팀에서도 핵심인 이강인이 빠진다면, 아시안컵 제패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 소식을 들은 클린스만 감독은 “아직 그런 이슈에 대해선 듣지 못했다. 이강인은 아직 회복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과는 문자를 통해서도 이강인 선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차원에서 차출할 수 있는 대회다. 크게 걱정이 될 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PSG 입장에서는 이강인을 영입한 첫 시즌이기에 잦은 부재가 아쉬움이 클 만하다. 만약 이강인이 아시안게임 결승전까지 치르고 복귀한다면, 4경기에 활용하지 못한다. 아울러 아시안컵이 열리는 1월에는 아직 2경기만 예정돼 있지만, 이강인이 카타르에서 대회를 치르고 돌아올 것을 고려하면 PSG 입장에서는 우려가 클 만했다. 하지만 우선 어떤 조건도 걸지 않고 이강인을 내주기로 했고, 한국으로서는 여러모로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됐다. 답변이 오지 않았던 14일 오전, 황선홍 감독은 “PSG에서 공식적으로 이강인을 언제 보내겠다는 답이 없다”며 “강인이는 조속히 합류하고 싶어 하지만, 조율이 잘되지 않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강인과 조별리그 1∼2경기 정도는 맞추면 좋겠다. 토너먼트 이후 합류한다면 여러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시점이 결정돼야 플랜도 짤 수 있을 텐데 답답하다”며 “16일 경기(OGC 니스와의 리그1 홈 경기)에는 참여하지 않을 거라고만 들었다. 부상 회복은 어느 정도 된 듯한데, 컨디션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거듭 ‘답답하다’고 이야기한 황선홍 감독인데, 결국 만족스러운 결론을 얻게 됐다. 우려가 커질 만한 상황이었지만, 앞서 프랑스 매체를 통해 이강인이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프랑스 레키프와 르 파리지앵 등 유력 매체가 ‘이강인이 아시안게임 출전을 허가받았다’고 전했다. 유럽 축구 소식에 정통한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도 “PSG가 오늘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참가에 관해 그린라이트를 켜기로 결정했다”고 15일 알렸다.이강인은 16일 PSG와 OGC 니스와 프랑스 리그1 5라운드 홈 경기에 나설지 미지수다. 황선홍 감독에 따르면, 니스와 경기에는 결장할 전망이다. 다만 PSG가 20일 이후 황선홍호 합류를 허가한 것을 고려하면, 20일 열리는 도르트문트와 UCL 조별리그 1차전에는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아시안게임 3연패를 꿈꾸는 한국에 이강인의 합류는 매우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 2014년 한국 대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에도 이강인을 비롯한 멤버가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가다. 뒤늦게 황선홍호에 합류하는 이강인이 얼마나 빠르게 팀에 녹아드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대회는 이강인의 축구 인생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강인은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군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실상 연령 제한이 있고, 아시아 팀끼리 경쟁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군 문제를 해결할 대회로 여겨진다. 이강인은 2024 파리 올림픽에도 나설 수 있지만,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은 쉽지 않다. 더구나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올림픽 대표팀은 이제 첫 관문을 통과했을 뿐, 내년 4월 열리는 U-23 아시안컵에서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손에 넣게 된다.올림픽까지 가는 건 이강인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다. 올림픽 역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닌 만큼, PSG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물론 올림픽이 시즌 전인 7~8월 사이에 열리지만, 팀 프리시즌에 불참해야 한다. PSG로서는 이강인의 컨디션 등에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이강인 입장에서도 2년 차인 2024~25시즌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만약 파리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얻지 못한다면, 향후 아시안게임 등 군 혜택이 걸린 대회에 와일드카드로 나서야 한다. 그때마다 소속팀과 협의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명단(22인) -골키퍼: 이광연(강원FC) 민성준(인천 유나이티드) 김정훈(전북 현대)-수비수: 설영우(울산 현대)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독일) 이재익(서울 이랜드) 이한범(미트윌란·덴마크) 박진섭(전북 현대) 황재원(대구FC) 최준(부산 아이파크) 김태현(베갈타 센다이·일본)-미드필더: 정호연(광주FC) 홍현석(KAA 헨트·벨기에) 백승호(전북 현대) 송민규(전북 현대) 정우영(슈투트가르트·독일) 고영준(포항 스틸러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프랑스) 엄원상(울산 현대) 조영욱(김천 상무)-공격수: 박재용(전북 현대) 안재준(부천FC 1995)▲ 한국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일정 -한국 vs 쿠웨이트(9월 19일 19시 30분·중국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한국 vs 태국(9월 21일 19시 30분·중국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한국 vs 바레인(9월 24일 19시 30분·중국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김희웅 기자 2023.09.1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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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 외쳤는데…완벽히 밀린 올림픽 대표팀, 유일한 위안은 광주 듀오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는 황선홍호가 첫 관문에서부터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냈다. 위안거리는 K리그서 광주FC 돌풍을 이끄는 엄지성(21)과 허율(21)의 활약이었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22세 이하·U-22)은 지난 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예선 B조 1차전에서 0-2로 졌다. 창원에서 열리고 있는 AFC U-23 아시안컵 예선은 내년 4월 열릴 본선에 진출할 16개 팀을 가리는 대회다. 11개 조 1위 팀, 2위 중 상위 4개 팀, 그리고 개최국 카타르가 본선으로 향한다. 본선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얻는다.황선홍호는 카타르·키르기스스탄·미얀마와 B조로 편성됐다. 개최국 카타르와의 경기는 조별 리그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황선홍 감독은 지난달 22일 창원 소집 명단 발표 때부터 ‘3전 전승’을 외쳤다. 파리 올림픽으로 가는 첫 관문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현실은 냉혹했다. 올림픽 대표팀은 카타르전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측면 공격을 노리다가 오히려 역습을 내줬다. 황선홍 감독은 기습적인 선제골을 허용한 뒤 전술을 손봤으나, 후반전 추가 골까지 내줬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전반전에서 황선홍호가 기록한 유효슈팅은 단 1개. 후반전에도 2개를 더 추가하는 데 그쳤다. 실속이 없었다는 의미다.놀라운 점은 또 있다. 카타르 올림픽 대표팀의 사령탑인 발레 일리디우 감독은 부임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올림픽 대표팀이 문자 그대로 ‘완패’한 셈이다.유일한 위안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광주FC의 돌풍을 이끈 엄지성과 허율이었다. 이날 풀타임을 소화한 두 선수는 각각 왼쪽,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올림픽 대표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엄지성은 왼쪽에서 적극적으로 1대1 돌파를 노렸다. 허율은 폭넓게 움직임과 동시에 포스트 플레이까지 펼쳤다. 슈팅이 골문을 벗어난 건 아쉬움을 삼켰지만, 몇 차례 되지 않은 황선홍호의 공격은 사실상 두 선수의 발끝에서 나왔다. 두 선수는 올 시즌 ‘승격팀 돌풍’을 이끈 광주의 주축 선수이기도 하다.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든든한 지원군도 아직 남았다는 것이 희소식이다. 지난 4일에야 합류한 ‘해외파’ 정상빈(미네소타 유나이티드·미국) 권혁규(셀틱·스코틀랜드)는 아직 첫선을 보이지 않았다. 카타르전 교체 투입된 이현주(베엔 비스바덴·독일)도 선발 출격을 기다린다.첫 단추에서 삐걱거린 올림픽 대표팀이 광주FC 듀오와 해외파의 가세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 올림픽 대표팀의 다음 일정은 9일 키르기스스탄·12일 미얀마전이다.김우중 기자 2023.09.08 10:00
산업

중국발 한국 단체관광, 6년 만에 완전 허용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3년여 만에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사실상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이로써 2017년 3월께부터 본격화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이후 6년여 만에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도 완전히 풀리게 됐다.10일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이번 발표로 중국인의 단체여행이 가능해진 국가에는 한국·일본·미얀마·튀르키예·인도 등 아시아 12개국, 미국·멕시코 등 북중미 8개국, 콜롬비아·페루 등 남미 6개국이 포함됐다.또 독일·폴란드·스웨덴 등 유럽 27개국과 호주·파푸아뉴기니 등 오세아니아 7개국, 알제리·튀니지·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18개국도 중국인 단체관광이 허용됐다.중국은 앞서 올해 1월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에 따라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20개국에 대한 단체여행 빗장을 풀었고, 3월에는 네팔, 베트남, 이란, 요르단, 프랑스, 스페인, 브라질 등 40개국에 대한 자국민 단체여행을 추가로 허용했다.그러나 한국과 미국·일본 등은 1·2차 단체여행 허용 국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었다.이날 중국 정부의 발표로 한국행 단체관광은 6년여 만에 자유화됐다.앞서 중국은 2017년 3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진행에 따른 보복의 일환으로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사실상 금지했다.이 조치가 '명시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여행사들의 단체 상품 판매가 일제히 중단되면서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객은 뚝 끊어졌다.그해 12월부터 중국 일부 지역에서 단체관광이 다시 시작돼 2018년엔 상하이시와 장쑤성, 베이징시, 산둥성 등 중국 내 6개 지역에서 출발하는 한국 단체관광이 풀렸고, 같은 해 11월엔 온라인여행사를 통한 단체관광 상품 판매가 허용되는 등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기 시작했다. 2019년 하반기부터는 전국적으로 단체관광이 다시 일부 가능해졌다.상황이 재차 바뀐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1월께다. 중국은 이 시점부터 접경 지역 육로 봉쇄와 외국인 여행비자 발급 중단, 자국민 해외여행 전면 금지 등 조치를 유지해왔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향한 자국민 단체관광이 '명시적'으로 금지된 것이다.중국 외교당국은 단체관광 재개 발표에 앞서 전날 한국 외교부에 이 같은 내용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한국인이 중국 여행비자를 발급받는 절차도 다소 간소화될 전망이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전날 오후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한국에서 중국행 비자를 발급할 때 지문을 채취하던 절차를 상무(M)·여행(L)·친척방문(Q)·경유(G)·승무(C) 비자에 한해 올해 12월 31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주한 중국대사관은 2021년 1월부터 모든 중국 비자 신청자를 대상으로 지문을 채취해왔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10 16:32
경제

포스코, 주총 앞두고 역대급으로 시끄러운 이유는

포스코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시끌벅적하다. 포스코는 12일 오전 9시 온·오프라인으로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연임안이 상정된 가운데 찬반 의견이 나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8년 7월 취임했던 최 회장은 이번 주총에 회장 단독 추천 후보로 올라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상장회사협의회 부설 독립기구인 지배구조자문위원회는 11일 포스코 정기 주총에 상정되는 모든 안건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주총에는 최 회장 연임 건 외에도 사내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보수 한도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등이 올라간다. 위원회는 "최근 발생한 인명사고와 관련해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점을 고려했다"며 최 회장의 연임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와 달리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 회원 20여명은 이날 경북 포항 포스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건강권을 무시한 최정우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원들은 "포스코는 산재사고와 직업성 암 등 노동자 죽음 행렬을 멈출 방법을 찾아달라는 (시민의) 요구를 일관되게 무시하거나 침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포스코는 학살을 자행하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세력과 합작투자 등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 포스코의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수 계획이 공개되기 전 임원 64명이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포스코 주식을 취득해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스코는 올해 국회 청문회에서 질타를 받았듯이 지속적인 사건사고로 인해 ‘산업재해 왕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지난 9일 최 회장 등 포스코 임원 64명은 검찰에 고발됐다. 금속노조·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참여연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최 회장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이들은 최 회장 등 임원들이 지난해 4월 10일 포스코가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수 계획을 의결하고 이를 외부에 공개하기 전인 3월 12일부터 27일까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포스코 주식 1만9209주(32억6000만원·기준가격 17만원)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당시 책임 경영 차원에서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 지난해 3월경 임원들의 주식 매입은 당사 주가가 연초 대비 최대 42% 급락하게 되자 임원들이 책임경영 의지를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리고 최 회장을 비롯한 임원 중 누구도 당시 매입한 주식을 매도해 이익을 챙기지 않았다. 포스코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11.75%)은 최 회장의 연임안에 대해 중립 의견을 내놓았다. 국민연금과 지배구조자문위원회가 연임안을 사실상 찬성하는 입장을 내놓아 최 회장의 재선임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3.11 18:20
경제

이란서 한국인 선원 3명 귀국 추진...동결자금은 여전히 난항

이란에서 억류는 해제됐지만 여전히 발이 묶여 있는 한국인 선원 4명 중 3명이 이르면 다음주부터 귀국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선사 측은 이들과 교체할 한국인 3명을 추가로 이란으로 보낼 계획이다. 한국 시중은행이 압류 중인 이란 동결 자금 문제에 대해 양국 정부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선박 억류 기간이 길어지자 선원 교체까지 이뤄지는 셈이다. 이란이 억류하고 있는 '한국케미호'의 선사인 '디엠쉽핑'은 19일 외교부에 "이란 현지에 있는 한국인 선원 4명 중 3명과 교대할 한국인 인력을 구했으니 이들에 대한 비자 발급이 조속히 진행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란에 남아있는 한국인 4명 중 3명은 최근 귀국 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1명은 교대 인력을 찾을 때까지 당분간 현지에 남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선사가 이번에 새로 모집한 한국인 3명은 이르면 다음주 중 비자를 받아 이란으로 향할 예정이다. 이들이 현지에 도착해야 귀국 의사를 밝힌 3명이 돌아올 수 있다. 이란이 공식적으로 억류는 해제했지만 사실상 '인질 교체'와 다를 게 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이란 정부는 지난 2일 한국케미호 선장을 제외한 나머지 선원들을 모두 석방했다. 하지만 사법절차를 이유로 선박은 그대로 붙잡고 있어 선박 관리를 위한 필수 인력은 배 안이나 반다르압바스항에 머물 수밖에 없다. 풀려난 인도네시아·베트남·미얀마 등 선원들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남아 있다. 선사 측은 “억류 사태 이후 누구도 이란에 가려고 하지 않아 교대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한사코 부인하지만 선박 억류 사태가 장기화되는 건 동결자금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공식적으로는 양국 모두 “두 사안은 별개”라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부는 결국 동결자금 문제 해결이 억류 해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산 약 70억 달러(악 7조6000억원)를 소진하기 위한 방법 중 현재로서 가장 실현이 임박한 건 이란의 유엔 분담금을 한국이 대납하는 방안이다. 최근 유엔과 미국의 승인을 받아 실제 납부만 이뤄지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이란 측이 막판에 "돈이 미국을 거쳐 가선 안 된다"고 입장을 바꿔 한 차례 무산됐다. 이후 자금 동결 우려가 없는 다른 통로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으로, 기술적 문제만 해결되면 납부가 가능하다. 하지만 유엔 분담금으로는 소진할 수 있는 동결 자금 규모가 워낙 작다는 한계가 있다. 이란은 유엔 분담금을 제때 내지 않아 지난달 유엔 총회 투표권이 정지됐는데, 투표권을 되찾기 위해선 최소 1625만달러(약 180억원)을 내야한다. 이는 동결 자산 총액의 0.2% 수준이다. 정부는 인도적 물품을 이란에게 보내주고 그 금액만큼 동결자금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한·이란 워킹그룹 회의를 통해 이란 측이 요구한 인도적 물품은 구급차, 의료기기, 의약품 등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부터 이란에 1천만 달러 규모의 의료용 약품을 실제로 전달했다고 한다. 이란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구급차 몇 대가 필요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정부 간 공식 협상에선 여전히 해당 물품들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물품을 보내려고 해도 국내 기업과 은행, 보험사가 향후 미국의 대 이란 제재로 인해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해 쉽게 나서지 못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외에 ‘스위스 인도적 교역 채널(SHTA)’을 활용하는 방안도 꾸준히 논의되고 있지만, 유의미한 규모의 자금을 보내려면 미국의 협조가 관건이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2021.02.19 17:30
경제

미얀마서 쿠데타, 아웅산 수치 감금…軍 "1년간 비상사태" 선포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75) 국가 고문이 군부에 의해 구금됐다. 미얀마군 TV는 1일 성명에서 "선거부정에 대응해 구금조치들을 실행했다"면서 "군은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발표했다. 또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권력이 이양됐다"고 선언했다. 앞서 AFP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묘 뉜 대변인은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과 윈 민 대통령이 수도인 네피도에서 군에 의해 구금됐다"고 전했다. 현지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대 도시 양곤 등에선 일부 이동 통신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전화 등이 먹통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양곤에 위치한 시청 청사 바깥에 군인들이 배치됐다고 목격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 결과를 놓고 군부가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쿠데타까지 시사한 가운데 일어났다.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NLD는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해 53년간의 군부 지배를 끝냈다. 지난해 11월 열린 총선에서도 승리했다. 그러나 군부는 지난해 선거 직후부터 유권자 명부(유권자 수 3700만명)가 실제와 860만명 차이가 난다면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왔다. 군이 쿠데타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시사한 건 지난달 26일부터다. 군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군부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정권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날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특정 상황에선 헌법이 폐지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헌정이 중단되는 쿠데타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기간, 일부 대도시에는 장갑차가 이례적으로 배치되기도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후 유엔 및 현지 외교사절단의 우려 표명이 잇따르자 군부는 지난달 30일 "헌법을 준수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듯했지만, 이틀 만에 쿠데타를 일으켰다. NLD는 이날 수치 고문의 발언이라며 발표한 성명을 통해 "나는 국민을 향해 쿠데타를 받아들이지 말 것과 군부 쿠데타에 대항해 항의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구금 소식에 미국·호주 등은 군부에 법치주의를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미얀마군이 국가 고문을 비롯한 관리를 체포하는 등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저해했다는 보도에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은 미얀마의 최근 선거 결과를 바꾸거나 미얀마의 민주화를 방해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문민정부 시대를 맞았지만, 미얀마에서 군부의 입김은 여전히 세다. 군부 정권 당시 제정된 헌법에 따라 군부는 상·하원 의석의 25%를 사전 할당받았으며,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3개 치안 부처 수장도 맡는 등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다. 아웅산 수치 고문은 미얀마 역사에서 특별한 위치에 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NLD가 총선에서 압승하고도 군부가 만든 헌법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없게 되자, 헌법에 없는 '국가 고문'(국가 자문역)이라는 자리를 만들어 대통령 위의 지도자가 됐다. BBC는 "그는 외국 국적의 자녀(영국인 두 아들)가 있기 때문에 헌법상 대통령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사실상 미얀마 지도자 역할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얀마의 독립을 이끈 아웅산 장군의 딸이다. 아웅산 장군은 미얀마가 영국 식민통치로부터 독립(1948년)하기 직전인 1947년, 수치가 2살이었을 때 암살당했다. 숨질 당시 장군의 나이는 32세였다. 이때부터 인도·영국 등 해외를 전전하는 생활이 시작됐다. 1962년 아웅산 장군의 동료였던 네 윈이 일으킨 군사 쿠데타로 미얀마가 군부 독재정권의 치하에 놓이면서 고국으로 돌아가기 더 어려워졌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하고 뉴욕 유엔본부에서 근무하다가 1972년 영국인 마이클 에어리스(1999년 작고)와 결혼해 아들 둘을 낳았다. 그랬던 그의 인생이 전환점을 맞은 건 1988년 4월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미얀마에 돌아와 민주화 운동에 동참하면서다. 미얀마 민주화 항쟁은 1988년 8월 8일 8시에 일어나 '8888항쟁'으로 불린다. 군사정권은 1989년 수치 고문을 가택 연금했다. 그는 군정에 대한 비폭력 저항으로 199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연금 상태였던 그를 대신해 남편과 두 아들이 대리 수상을 했다. 1995년 가택 연금이 해제됐으나 이후 구금과 석방을 반복하며 재야 활동을 계속했고, 2010년말 20년 만에 총선이 실시되면서 전격 석방됐다. 그는 2012년 치러진 미얀마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수십 년간의 재야 생활을 마무리하고 제도권 정치에 진출했다. 같은 해 노르웨이에서 21년 만에 노벨평화상 수락 연설을 했다. 독실한 불교 신자인 그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과 '인종청소'를 묵인·방치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시와 아일랜드 더블린시는 명예시민 자격을 철회했고, 노벨평화상 철회 요구도 빗발쳤다. 로힝야 사태로 그는 2019년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피소됐다. 그는 이 법정에서 로힝야족을 축출한 미얀마 정부의 조처를 옹호해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았다. BBC는 "로힝야족에 대한 동정심이 거의 없는 미얀마 다수파 사이에서 수치 고문은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관련기사 미얀마, 문민정부 2기 눈앞…아웅산 수치 이끄는 與 총선 압승 [후후월드] 아웅산 수지의 두 얼굴…민주화 투사 vs 소수민족 탄압자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 하는 아웅산 수치는 왜 국가고문일까 노벨위 '로힝야 침묵' 아웅산 수치, 평화상 박탈 불가 “과거 업적 중요” 2021.02.0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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